[성명] 졸속적 개헌 추진으로 개헌을 희화화시켜서는 안 된다


- 조기개헌은 국민을 배제하는 반헌법적 발상







오늘 오전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합의했습니다. 정의당은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저 또한 개헌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3당의 개헌합의는 지극히 졸속적인 합의로서 대단히 유감이며, 반드시 철회돼야 합니다.
 
먼저 물리적인 시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시작되어 국민들은 새 대통령을 검증하기에도 바쁜 상태입니다. 그런데 헌법 개정은 수십 년간의 국가장래를 좌우하는 사안입니다. 개헌특위에서 겨우 논의 시작한 개헌안을 향후 두 달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하자는 것을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습니까.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고, 무엇보다도 국민과의 토론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개헌추진은 국민들로부터 배척받을 반헌법적 발상에 다름 아닙니다.
 
내용적으로도 문제입니다. 현재 개헌안에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수많은 쟁점이 있습니다. 권력구조를 분권형으로 개헌하면 대통령과 총리가 나눠 맡을 외치와 내치는 어떻게 구분할 것입니까. 가령 한미 FTA, 사드배치는 외치입니까, 내치입니까. 게다가 대통령의 권한이 외치에만 제한된다면 그러한 대통령을 전 국민의 직접투표로 뽑아야 할 이유는 무엇이며,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충돌할 때 이를 규율할 주체와 제도는 무엇입니까. 이렇게 권력구조만 보더라도 큰 쟁점들이 수두룩한데 불과 50여일을 앞둔 대통령 선거에서 개헌을 관철하겠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번갯불에 콩을 구워먹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헌법 개정을 그렇게 막무가내로 해서는 안 됩니다.
 
개헌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국회 내에서는 모든 정당이 합의하여 이미 개헌특위를 가동 중이입니다. 그리고 이 개헌특위를 설치한 이유는 다양한 방향과 의견을 공유하는 동시에 각각의 입장 차이를 좁혀나가는 데에 있습니다.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자유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자신들만 쏙 빠져 나와 졸속적 개헌안을 만들겠다는 것은 집권가능성이 없어서 개헌이라도 해야겠다는 몽니로 비춰질 뿐입니다.
 
개헌의 목적은 국민에게 더 많은 권력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분권형이든, 내각제든, 중임제든 어떠한 제도를 취하더라도 더 많은 국민이 더 많은 권력을 누리고 국민들은 개개인의 사회경제적 삶에서도 더 많은 기본권을 누리는 개헌이어야 합니다. 수도권과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력 또한 지역과 지방정부에 공평히 나눠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국민의 뜻이 권력 구성에 보다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 등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자유당과 국민의당 그리고 바른정당에게 엄중히 요구합니다. 졸속적 합의로 중차대한 개헌을 희화화시키지 마십시오. 오늘 3당의 졸속합의는 국민들에게 개헌에 대한 실망만 안겨줄 것입니다. 또한 20대 국회는 지난 10개월 가까이 국회를 열고도 수많은 시민들의 열망이 담긴 개혁입법은 단 한 건도 통과시키지 못 했습니다. 국민의 바람은 외면하고 정치적 이득을 위해 야합하는 것을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습니까. 졸속적 개헌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지한 토의로 제대로 된 개헌안을 도출하여 주권자인 국민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개헌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3당은 명심해야 합니다.


 
2017년 3월 15일
정의당 원내대표/국회 개헌특위 위원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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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omychans)

20대 국회의원(창원시 성산구) 정의당 원내대표 진보 정치 최초 3선 의원 &국민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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