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월) 비온 후 갬

 

여름 소나기처럼 내리는 굵은 가을비 속에 마석 모란공원묘지와 국립현충원을 참배하였다. 어제 창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지도부와 대선후보의 첫 공식 일정이다.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현충원 현충탑에 분향할 때마다 마주치는 제단의 검은 돌에 새겨진 헌시이다.

 

이글을 처음 본 건 부산중 2학년이었던 1970년, 서울로 수학여행 와서 학생대표로 참배했을 때였다. 너무나 감동적인 글귀라 오랫동안 외우고 다녔다. 그러나 이 시가 시인 이은상에 의해 지어지고 박정희대통령의 글씨로 새겨진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

 

모스끄바를 처음 방문했을 때 둘러본 곳 중 가장 인상적인 장소는 크레믈린 광장에 ‘꺼지지 않는 불’이 피어오르는 무명용사의 묘였다. 갓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들이 혼인신고를 마치면 관습처럼 방문하는 곳이기도 했다. 종전 기념일에 프랑스 대통령이 무릎 꿇고 참배하는 빠리의 무명용사묘도 개선문 바로 앞에 있었다. 국립현충원은 원래 6.25전몰장병을 위한 국군묘지로 출발하였다. 그래서 지금도 안장된 영령의 80%는 6.25전사자라고 한다. 그러나 현충원엔 무명용사의 묘로 상징화된 곳이 없다. 그래서인가? 대선후보들이 어느 유명인의 묘를 참배하느냐를 두고 과도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박근혜후보의 역사인식이 연일 시선집중이다. 박근혜후보의 헤어스타일이 어머니 것을 빼어 닮았듯이 박후보의 역사인식은 아버지 박정희를 한치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의 모습을 한, 아버지의 아바타이다. 100년 전의 과거사에 대해 일본 국왕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역사의 왜곡과 퇴행이 가져올 참혹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박근혜후보의 역사인식이 문제시 되고 거듭 과거사에 대한 사과가 요구되는 것도 똑같은 이유에서이다.

 

현충문을 나서는 심상정후보의 발걸음이 바쁘다. 늦게 출발했으니 그만큼 갈 길이 멀다.

 

25일 대선후보 중앙선대위를 발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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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omychans)

20대 국회의원(창원시 성산구) 정의당 원내대표 진보 정치 최초 3선 의원 &국민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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