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4년 04월 18일(金)

노회찬, ‘정치인들 산소통 메고 구조 않으려면 현장 가지 말라’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방문한 여야(與野) 정치인과 6·4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거나 쫓겨나고 있다. 국민과 아픔을 함께하고, 현장을 직접 점검하겠다고 나설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진정성보다는 홍보용 사진이나 찍는 겉치레로 비친다. 심지어 구조 활동에 여념이 없는 공무원들에게 안내나 브리핑을 받는다며 일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보좌관 3명과 함께 해양경찰 경비함정을 타고 사고 해역을 둘러보다 실종자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구조에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구조대나 실종자 가족도 아닌 이 의원이 그 배를 탈 이유가 전혀 없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를 비롯해 여야 서울시장·경기지사 후보 등 이틀 간 50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이들이 올 때마다 공무원과 수행원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사진을 찍는 행동은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만 더욱 폭발시켰다. 사고 당일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는 체육관을 찾은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당장 나가 달라”는 항의에 밀려났고, 남경필 의원은 “쓸데없는 말 대신 대책을 내놓으라”는 호통만 들었다. 노회찬 전 의원은 17일 트위터에 “산소통을 메고 구조활동을 할 계획이 아니라면 정치인·후보들의 현장 방문은 자제돼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를 남겼다.

 

이런 후진적인 사고가 벌어진 데는 정치권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제때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입법화하는 것이 국회의 임무다. 4월 임시국회 회기의 절반 이상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식물 국회’ 상태다. 수많은 국익·민생 안건들이 표류하고 있다. 밤을 새워서라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정작 할 일은 않은 채 전시성 현장 방문 쇼를 하는 것은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죄책(罪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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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omychans)

20대 국회의원(창원시 성산구) 정의당 원내대표 진보 정치 최초 3선 의원 &국민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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