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못하고 보수는 능숙한 그것, '욕망'!

[노회찬-전중환-지승호-노정태] <바른 마음> 공개 좌담 ②

김용언 기자  기사입력 2014.06.23 15:06:38

 

▲ <바른 마음>(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웅진지식하우스

▲ <바른 마음>(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웅진지식하우스

2010년은 ‘정의’의 해였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이 불러온 열풍은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정의라는 단어를 한번쯤은 입에 올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2012년 대선과 최근 6.4지방선거까지 치르고 난 뒤, 우리들은 조금 다른 의문을 품게 되었다. ‘나’를 포함한 ‘우리’가 이야기하는 정의와, ‘저들’이 이야기하는 정의는 왜 이렇게 다를까? “이것이 옳다”라고 아무리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해도 상대방의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의견을 꺾지 못하는 것 같은 좌절감 때문에, 이제는 그저 분열과 양극화 상태를 아예 기본 전제 조건으로 깔고 들어가고 싶은 유혹마저 생긴다.

그러나 포기는 이르다. 뉴욕대학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현재 영미권의 가장 뜨거운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의 책 <바른 마음>(왕수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그런 상황에서 유용한 지침서로 쓰일 만하다. “이 시대 중요한 문제들은 모두 옳음과 옳음의 싸움이 될 것이다”라는 그의 주장은, ‘옳은’ 이쪽과 ‘틀린’ 저쪽 간의 이념적 전투라고만 여겼던 영역에, 새롭게 “우리는 왜 그렇게 행동하거나 믿게 되는가”라는 이해의 범주를 끌어들인다.
 
<프레시안>과 웅진지식하우스, 인터넷서점 예스24가 마련한 <바른 마음> 출간 기념 공개 좌담회 ‘이 시대 한국사회에 필요한 바른 마음이란 무엇인가’에는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이자 진화심리학자 전중환(<오래된 연장통> 저자),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닥치고 정치><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등)가 패널로 참석했고, <논객시대> 저자 노정태가 사회자로 나섰다. <프레시안>은 지난 16일 저녁 가톨릭 청년회관에서 열린 이 공개 좌담회에서 오간 열띤 토론을 3회에 걸쳐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

[노회찬-전중환-지승호-노정태] <바른 마음> 대담


▲ 왼쪽부터 노정태, 노회찬, 전중환, 지승호. ©프레시안(최형락)

▲ 왼쪽부터 노정태, 노회찬, 전중환, 지승호. ©프레시안(최형락)


 

사회자 노정태는 <바른 마음>을 미처 읽지 못한 관중들을 위해, 이 책의 기본 전제는 코끼리(감정)에 올라탄 기수(이성)라는 비유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18세기의 위대한 철학자 데이빗 흄은 일찍이 “이성은 정념의 노예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인간이라는 존재가 반응하고 행동하는 과정 속에서, 이성의 실제 역할은 감정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며, 도덕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역시 흄의 말에 동의하는 편이라고 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감정적인 존재라는 것이죠.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아무 희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게 아닙니다. 코끼리가 왜 슬퍼하고 기뻐하는지 기수가 잘 파악하고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코끼리뿐 아니라 다른 기수들의 상태까지 이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희망적인 결론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좌담의 가장 큰 목표는 이것이다. 미국보다 훨씬 더 이념적으로 양극화된 분열을 상시적으로 겪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나’의 코끼리, 그리고 ‘그들’의 코끼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 노정태는 ‘악마의 변호인’ 같은 입장을 자처하며, 좀 더 난처한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그야말로 ‘이해 불가능의 영역’에 속한 사람일까? 한국에는 미국처럼 보수다운 보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들 자주 한탄하는데, 한국의 보수가 도덕적일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 이해할 수 없는 상대편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우리 자신의 도덕에 대한 엄정한 반문으로 돌아오기도 할 것이다. 

▲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 ©프레시안(최형락)

▲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 ©프레시안(최형락)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는 “한국에는 제대로 된 보수가 없다고 단언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가장 큰 문제는 “한국 정치를 이끌어왔던 주류 보수 세력이 건강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굉장히 오른쪽으로 치우쳐진 사회, 즉 극우파에 가까운 사회”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테면 뉴라이트는 다른 나라 기준에서 볼 때 극우에 가깝고, 다른 나라 기준에서 중도좌파적인 태도가 한국에선 극좌파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조건을 고려했을 때, 한국에 과연 보수가 존재할 수 있는가라고 묻고 싶다.”

물론, ‘우리’ 기준에 도덕적이지 않아 보이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분명히 필요하다고도 했다. “우리가 우리 기준에 의한 도덕적 비난에 함몰되어 있진 않았나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가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며 상대방을 비난하는 방향으로는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 그런 승부를 자꾸 걸기보다, 오히려 그들의 장점을 배우고 따라붙어야 하지 않을까.”

전중환 교수는 이에 조금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나이 많은 친척과 정치 얘기를 나누다가 모 후보 이름이 언급되자마자 당장 얼굴을 붉히며 “그 사람은 빨갱이다”라고 단정을 내리더라는 추억을 들려주었다. 보수층이 중요시하는 국가에 대한 충성, 윗사람에 대한 공경 등을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해서 보수적 유권자들로 하여금 ‘1번’이 아닌 다른 번호를 찍게 만들긴 어렵다는 것이다. 조너선 하이트가 <바른 마음>에서 말하는 바 역시 좀 다른 측면이라면서, “진보에 유리한 프레임”을 만드는 것에 더 실질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진보정당을 찍어도 사회가 무너지거나 성도덕이 떨어지거나 한국 안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새누리당 못지않게 그런 안보와 안정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물론 그게 더 어렵지만.” 

▲ 진화심리학자 전중환. ©프레시안(최형락)

▲ 진화심리학자 전중환. ©프레시안(최형락)

전 교수는 조금 위험한 의견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사람들이 확률적으로 똑똑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건 하에서, 하이트의 가설을 따르자면 “주장이 직관적으로 내려진 상황에서 합리적인 변명이 뒤따르는데, 아무래도 똑딱한 사람들은 자기 합리화에 더 능하다. 보수적인 이들은 앞에서 언급한 도덕의 다섯 가지 기반을 다 아울러야 하기 때문에 일관성이 떨어지고 합리화도 좀 어려운 경향을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합리적인 설득보다, 오히려 정서적인 토대를 어루만지며 “우리는 위험하지 않다”고 설득하는 게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노회찬 전 대표는 바로 뒤이어 마이크를 잡으며, 자신의 의견이 전 교수와 그리 다른 게 아니라는 부연 설명을 했다. TV 토론회에서 보수진영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던 논리적인 말솜씨를 자주 선보인 바 있던 노 전 대표는, “우리는 도덕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에 능한데, 그렇다고 해서 국민이 지지하느냐, 하면 그게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진보 진영이 지금까지 조금 얕잡아 보았던 것, 보수 진영이 능숙하게 활용했던 선택지를 배우자는 입장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노 전 대표는 반문했다. 

▲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프레시안(최형락)

▲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프레시안(최형락)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의 완승을 진보이념의 승리라고 보진 않는다고 도발적인 선을 그었다. “저 사람이 교육감이 되면 우리 아이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이미 예전의 진보교육감들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확실해졌다는 의미다. 경쟁에 시달리는 아이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켜주고 싶다는 학부모의 욕망, 그 결과물이 혁신학교 앞에 있는 단지와 아닌 단지의 가격 차이로도 드러난다. 난 그걸 나쁘게만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욕망을 잘 채워주는 것도 중요한 임무 아닐까. 일제 시대 때부터 ‘그들’은 악했다, 틀렸다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국민들이 귀 기울이지 않는 건, 그 얘기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다른 욕망이 더 절실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물론 좀 다른 방식으로 채워주어야 하겠지만, 욕망의 중요성 자체는 보수주의자들로부터 배워야하지 않나 싶다.”

이에 사회자 노정태는 다시 한 번 딴죽을 걸었다. ‘진보는 다 맞는 말을 하지만 또 그게 상처를 주지’라는 생각이 일반적인데 과연 그런 것이냐고 되물었다. 진보 진영은 스스로를 얼마나 잘 이해하나, 분명 진보 진영에서 잘 해왔고 앞으로 지켜내야 할 도덕이 있지 않냐는 질문이었다. 그에 대해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는 서울교육감 선거를 예로 들었다. 고승덕 후보의 딸과 조희연 후보의 아들이 아버지에 대한 태도를 극단적으로 다르게 표출함으로써 유권자들의 표심이 달라졌음을 지적하면서, 유동층 유권자에게 설득력과 소구력을 가질 수 있는 진보 진영 프레임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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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omychans)

20대 국회의원(창원시 성산구) 정의당 원내대표 진보 정치 최초 3선 의원 &국민사이다

노회찬·김석준 만났다…"진보교육감, 국민 변화 열망"

[현장] 노회찬·김석준·박인규·정희준의 '쿼바디스 한국정치'

박세열 기자(=부산)  기사입력 2014.06.12 07:02:44

 

"새정치민주연합이 길을 가다 우연히 지갑을 주웠다. 주웠는데, 좋아서 지갑을 열어보니 2000원밖에 없었다."

최근 현역 때보다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노회찬 전 의원이 6.4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한 비유다. '지갑'은 세월호 참사, '2000원'은 지방선거 결과다. 노 전 의원은 "남의 당 얘기를 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역량도 없으면서, '외풍'에 기댔다. 정의당 등 진보 정당도 물론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정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6.4지방선거의 '돌풍'이 될 뻔했던 부산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부산 진보판의 아이콘'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자와 '부산 출신의 수도권 정치인'인 노회찬 전 의원이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부산 참여자치시민연대가 9일 공동주최한 '시사토크 정희준의 어퍼컷', '노회찬이 답한다'에서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 동아대 정희준 교수와 함께 '한국 정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정희준 동아대 교수,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자, 노회찬 전 국회의원,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 ⓒ프레시안(손문상)

▲왼쪽부터 정희준 동아대 교수,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자, 노회찬 전 국회의원,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 ⓒ프레시안(손문상)


노 전 의원은 '무승부', '누구도 지지 않은 선거'라는 언론의 평가에 대해 "야권의 패배가 맞다"라고 단언했다. 

노 전 의원은 "외형적으로 보면 광역단체장 선거 (여야) 8대 9라는 것은 무승부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만 따지지 않고 선진국은 메달 총수로 등수를 따진다. 은메달이라고 볼 수 있는 기초단체장은 117대 80이다. 야당이 많이 뒤진 것이다. '선진국' 기준으로 하면 야당은 진 것이다. 더 크게 질 뻔한 선거였는데,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이만큼이라도 유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2016년까지는 '중간 선거'도 없다. 이제 상황은 야권에 더 불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의원은 "새로운 노력이 없으면 앞으로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박인규 이사장 역시 "야당의 자체 능력에 비춰봤을 때 '지지 않은 선거'일 뿐"이라며 "야당이 자체적으로 일군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정희준 교수도 "세월호 참사 관련해 정권 심판론의 목소리를 냈지만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정도 선전한 것도 야당 후보 개인기에 의한 결과였지, 그게 아니었으면 참패했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노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당시로 거슬러 올라갔다. 원래 야권에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위기감'이 있었다. '안철수 세력'과 민주당의 통합은 그래서 이뤄졌다. 그러나 한 달 이상 기초선거 무공천을 두고 내홍을 겪었고, 그 상황에서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다. 노 전 의원은 "야당은 세월호 사건 이전에 국민의 신뢰를 받고 마음을 모아내는 아젠다를 제시하지 못했었다. 세월호 국면에서도 면피하기 바빴다. 정치인들은 여든 야든 비겁했던 것이고, 저라고 예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노 전 의원은 "이번 선거 하나만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2010년 지방선거가 야권이 괜찮았던 선거였는데, 당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직후에 선거가 있었다.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따져보면, 노 전 대통령 1주기 직후 있었던 선거를 제외하고는 야당이 단 한 번도 선거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또 실패한다. 우리(야권)에게는 성찰과 변화,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전 의원 ⓒ프레시안(손문상)

▲노회찬 전 의원 ⓒ프레시안(손문상)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자 ⓒ프레시안(손문상)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자 ⓒ프레시안(손문상)

▲정희준 동아대학교 교수 ⓒ프레시안(손문상)

▲정희준 동아대학교 교수 ⓒ프레시안(손문상)


"'우주 경쟁'에서 소련에 패한 미국은 교과서부터 바꿨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후속 조치는 선거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 박인규 이사장은 "감풍(感風)이라는 말처럼,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깊은 슬픔을 느낀 사건이 세월호 사건이다. 그러나 조만간 월드컵(6월 13일 개막)이 있다. 이대로 가면 잊혀질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4.16 참사와 관련해 대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노 전 의원은 역사 속의 사례를 제시했다. 

"우리는 차분히 1~2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경우 2001년 9.11 사태 진상 규명하는 기구 만드는 데 1년 걸렸다. 1960년대, 미국이 소련에 인공위성 경쟁에서 졌을 때였다. 유인 우주선을 소련이 먼저 띄우자 충격을 받은 미국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는 의문을 품고 조사를 벌이는 데 1년 걸렸다. 그러고 나서 미국의 수학 교과서, 물리학 교과서가 다 바뀌었다. 장관 하나 바꾸고, 기구 하나 설치하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우리 사회 시스템의 근본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노 전 의원의 이같은 사례 제시는, 17개 광역단체 중 13개 지역에서 민심이 진보교육감을 선택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유권자들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일까? 

노 전 의원은 "국정조사, 특검이라는 해법이야말로 가장 안이하고 익숙한 해법이다. 가장 별 효과가 없는 해법인데, 왜냐하면 국정조사는 사실 정치적으로 한 번 몰아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정치 공세'를 보름 펼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세월호 사건 자체가, 여당은 곤경에 처하고 야당은 신나게 몰아쳐서 끝나도 되는 사건인가"라고 반문했다. 

정희준 교수는 "예전에 미국에 있던 시절, 차를 타고 가다가 폭설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제설차가 재빠르게 등장하고, 순식간에 눈을 치우더라. 그것을 보면서 '미국은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정부를 지켜보면서 '이 나라는 과연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나라인가'하는 의문까지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월드컵 하면서 또 거리 응원을 하자는 사람들이 있다.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런데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 있나? 우리는 세월호 때문이라도 조금 더 고통스러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인규 이사장은 "프레시안에 안산 단원고 졸업생 최승원 씨가 쓴 글이 실렸다. 세월호 사건은 '정치적 참사'라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바꿔야 할지는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투표를 넘어서, '탐욕 자본주의'에 경종을 울리자")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김석준 "다른 것은 몰라도 교육은 바꾸자는 열망이 강했다"

이날 '시사토크'에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자가 깜짝 등장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 당선자는 이미 부산에서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김 당선자는 부산대학교에서 31년간 강단에 선 교수 출신이다. 이제는 사직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김 당선자는 노 전 의원과 인연에 대해 "1969년 부산중학교에서 시험을 쳤는데 문제 세 개를 틀려 떨어졌고, 노 전 의원은 합격을 했다. 당시 부산중학교에서 누가 공부를 잘하나 해서 봤더니 노회찬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노회찬 잡으러 부산고등학교에 갔는데 노회찬은 경기고등학교에 갔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교수가 된 후 노동운동을 했던 김 당선자는 '부산 진보판'의 간판과 같은 존재다. 민주노동당 창당 당시 노 전 의원을 만나 함께 '진보 정치'의 길을 걸었다. 2002년, 2006년 두 차례 부산시장 선거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한 적도 있다. 한국 민주 노동 운동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영남노동운동연구소 설립을 주도, 노동 운동사에 한 획을 긋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와는 서울대 75학번 동기이자 '절친'이다. 조 당선자가 유신 반대 투쟁을 하다 감옥에 갔을 때, 그의 옥바라지를 해 준 적도 있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시민들을 만나보니 교육을 바꾸자는 열망이 대단히 강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의 당선은 선거 구도(보수의 분열)와 시민들이 보여준 변화의 열망이 작용해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국에서 진보 교육감이 13명 나왔는데 상상도 못했다. 세월호 참사가 국민들에게 던진 충격과 메시지, 다른 것은 몰라도 교육은 좀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열망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 아닌가 한다.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노 전 의원은 "부산시의회는 사실상 새누리당 1당 독점 체제다. 어렵게 선출한 교육감, 부산시민이 지켜줘야 한다. 시민운동 차원에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선거 때 유세장에 나갔던 적이 있다. 아주머니 한 분과 인사를 하는데 '관심 좀 가져달라'고 하니 '알았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한마디 더 하고 갔다. '저희는 교육감 선거에 더 관심이 있어요'라고. 잘못된 교육은 바뀌어야 한다는 욕구가 있다고 본다. 이것은 정치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네거티브나, 진영 논리에서 싸움을 격화시켜 이기려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국민들의 열망과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날 시사토크를 찾은 사람들은 140여 석의 소극장 좌석을 가득 메웠다. 20여 명의 <프레시안> 조합원도 함께 했다 ⓒ프레시안(손문상)

▲이날 시사토크를 찾은 사람들은 140여 석의 소극장 좌석을 가득 메웠다. 20여 명의 <프레시안> 조합원도 함께 했다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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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창원시 성산구) 정의당 원내대표 진보 정치 최초 3선 의원 &국민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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